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원인, 영향, 그리고 미래 전망
대한민국 유통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소식이 있습니다. 국내 2위 대형마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1999년 설립 이후 27년 만에 맞이한 최대 위기 상황에서 홈플러스는 어떤 상황에 처해 있으며, 이번 결정이 시장과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신청 배경
신용등급 하락이 결정적 계기
홈플러스는 2025년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신청 11시간 만에 이를 승인했습니다. 이번 신청의 주요 원인은 2월 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신용등급을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한 것이었습니다. 'A3-'는 투기등급(B) 바로 윗 등급으로, 사실상 투기등급 수준으로 간주됩니다.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이 낮아져 향후 단기자금 측면에서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자금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선제적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현재는 지급불능 상태가 아니지만 재무구조 개선 없이는 2025년 5월경 자금부족 사태가 예상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지속된 경영 악화와 부채 부담
홈플러스는 최근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4년 회계연도에도 약 1,99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024년 11월 말 기준 홈플러스의 순차입금은 5조 3,120억 원, 부채 비율은 1,408.6%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경영 악화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있습니다:
- 10년 넘게 이어진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
-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채널의 온라인 이동
-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의 급격한 성장
MBK파트너스의 인수와 영향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를 7조 2,000억 원(차입금 4조 3,000억 원 포함)에 인수했습니다. 인수 이후 홈플러스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 매출: 인수 전 8조 5,682억 원 → 2023년 6조 9,315억 원
- 영업이익: 인수 전 2,408억 원 → 2023년 -1,994억 원
MBK는 인수 후 홈플러스가 보유하던 부동산을 매각하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특히 부동산을 사들이는 펀드와 장기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주변 시세보다 높은 임대료를 책정해 매각가를 높게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전략은 장기적으로 홈플러스에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MBK는 신규 점포 개설에 소극적이었습니다. 2016년 파주 운산점 이후 신규 점포를 개설하지 않았으며, 약속했던 1조 원 규모의 투자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기업회생절차의 내용과 영향
회생절차의 주요 내용
서울회생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며 별도의 관리인을 선임하지 않고 현재의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법원은 홈플러스의 사업성과 경쟁력 등 기본적인 요소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생절차의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 4월 1일까지: 채권 신고
- 6월 3일: 회생계획안 제출
영업 및 거래에 미치는 영향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신청에도 불구하고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조했습니다:
- 모든 매장(126개 대형마트, 309개 익스프레스)과 온라인몰은 정상 운영
- 협력업체와의 상거래 채무는 전액 정상 변제
- 임직원 급여 정상 지급
- 3월 12일까지 예정된 '홈플런' 등 할인행사도 정상 진행
회생절차 개시로 금융채권 상환은 유예되지만, 일반적인 상거래와 관련된 업무는 정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는 법원이 '사업계속을 위한 포괄허가'를 함께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재무구조 개선 전망
홈플러스는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 금융채권 유예로 금융부담 감소
- 현금 흐름 개선 (EBITDA 2025년 1월 말 직전 12개월 기준 2,374억 원)
- 유통업 특성상 한두 달 동안 약 1,000억 원의 잉여현금 유입 예상
홈플러스는 실제 금융부채가 약 2조 원인 반면, 보유한 부동산 자산은 4조 7,0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회생계획이 확정되면 금융채권자들과의 조정이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
유통업계 파장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는 유통업계에 여러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 대형마트 업계 내 경쟁 구도 변화
- 협력업체 및 납품업체 1,800여 곳에 대한 영향
- 약 2만 명의 임직원 고용 문제
다만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의 자체적인 영업력 타격은 불가피하겠으나, 유통업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영향
홈플러스는 전국 126개 지점 중 절반 가량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부동산을 소유한 펀드들은 이번 사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법원 관리하에 채무조정이 시작되면 현재 임대료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매각한 부동산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된 임대료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어 해당 부동산을 보유한 펀드들에게는 우려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결론 및 전망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은 유통업계의 급격한 변화와 대형마트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온라인 쇼핑의 성장과 소비 패턴의 변화 속에서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채널이 직면한 도전을 반영합니다.
홈플러스는 이번 회생절차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까요? 성공적인 회생을 위해서는 단순한 부채 조정을 넘어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맞는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할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키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옴니채널 전략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입니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과정은 앞으로 한국 유통업계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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